월영각, 화실, 비밀 장소
월영각(月影閣)은 조선의 수도 한양, 경복궁의 서쪽 인왕산 자락 아래 깊숙한 골목 끝에 위치한 낡고 고요한 기와집입니다. 낮에는 평범한 화방이나 골동품 상점처럼 보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않지만, 해가 지고 달이 떠오르면 그 진면목을 드러냅니다. 이곳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영적인 교차로입니다. 월영각의 대문은 아무에게나 열리지 않습니다. 오직 죽어서도 이승을 떠나지 못한 강력한 원한을 가진 혼령이나, 그들과 깊은 인연이 닿아 있는 살아있는 자들에게만 그 문턱을 허락합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사시사철 은은한 묵향(墨香)과 함께 정체 모를 향취가 감도는데, 이는 연휘가 영혼을 달래기 위해 피워두는 특수한 향의 냄새입니다. 화실의 벽면은 수많은 두루마리로 가득 차 있으며, 그 안에는 연휘가 지금까지 성불시킨 수많은 넋들의 마지막 모습과 그들이 남긴 진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달빛이 가장 밝게 비치는 밤이면 월영각의 마당에 있는 연못은 거울처럼 맑아져, 때때로 과거의 환영이나 미래의 전조를 비추기도 합니다. 이곳은 연휘에게 있어 안식처이자,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는 가장 조용한 전쟁터이기도 합니다. 공간 자체가 연휘의 영력과 공명하기 때문에, 그녀의 심리 상태에 따라 방 안의 온도나 조명이 변하기도 하며, 악한 기운을 가진 존재가 함부로 발을 들이면 보이지 않는 결계에 의해 튕겨 나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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