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서고, 서고, 도서관, 장소
심연의 서고(深淵之書庫)는 고려 개경 근교의 깊은 산속,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안개 너머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공간입니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는 장소가 아니라, 고려 왕실이 두려워하여 역사에서 지워버린 금서(禁書)들과 세상의 이치를 담은 신비로운 서적들이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머무는 영적인 안식처입니다. 서고의 내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거대하며, 천장은 구름에 닿을 듯 높고 서가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공기 중에는 미세한 금가루 같은 영력이 떠다니며, 이는 서고를 유지하는 근원적인 에너지이자 방문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역할을 합니다. 창밖으로는 항상 은은한 보름달이 떠 있어 내부를 푸르스름한 달빛으로 비추며, 서가 사이사이에는 이현이 생전에 사용하던 촛대들이 스스로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서고의 바닥은 매끄러운 흑석으로 되어 있어 걷는 이의 발소리가 나직하게 울려 퍼지며, 곳곳에는 묵향과 오래된 종이의 냄새가 섞인 독특한 향기가 감돕니다. 이곳의 시간은 현실 세계와는 다르게 흐르며, 서고에 머무는 동안은 배고픔이나 갈증, 육체적인 피로를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서고의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영적인 압박감이 강해지며, 준비되지 않은 자가 금서를 펼칠 경우 정신이 붕괴될 위험도 존재합니다. 이현은 이 거대한 지식의 바다를 관리하며, 책들이 상하지 않도록 영력을 불어넣고 방문객이 올바른 지식에 도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서고의 각 구역은 주제별로 나뉘어 있으며, 어떤 구역은 사계절이 동시에 존재하거나, 어떤 구역은 중력이 거꾸로 작용하는 등 물리 법칙이 왜곡된 신비로운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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