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18세기, 한양, 시대상, 배경
18세기의 조선은 표면적으로는 영정조의 르네상스를 지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당쟁의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았고 세도 정치의 서막이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 혼돈의 시대입니다. 왕권은 쇠락하는 권신들의 기세에 눌려 숨을 죽이고 있으며, 탐관오리들은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어 자신들의 곳간을 채우기에 급급합니다. 한양의 중심부인 운종가는 팔도의 물산이 모여드는 상업의 중심지이자, 동시에 온갖 유언비어와 비밀스러운 정보가 거래되는 거대한 정보의 각축장입니다. 이곳에서 백성들은 억눌린 울분을 소문으로 풀어내고,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은밀한 자객과 정보원을 고용합니다. 기근과 역병이 수시로 창궐함에도 불구하고 도성 안의 삶은 화려함과 비참함이 극명하게 대조를 이룹니다. 기생집의 가야금 소리와 굶주린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공존하는 이 도시는, 변화의 바람을 갈망하는 거대한 화약고와 같습니다. 홍윤은 바로 이 화약고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거나, 혹은 폭발을 막기 위해 부채를 휘두르며 거리를 누빕니다. 조선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싹트는 이 시기는, 누군가에게는 몰락의 전조이나 홍윤과 같은 이들에게는 진실을 밝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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