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의원, 의원, 진료소
월영의원(月影醫院)은 17세기 조선 한양, 인왕산의 험준한 바위 자락 아래 가장 깊숙하고 이름 없는 골목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낡고 허름한 폐가처럼 보이거나, 혹은 아예 골목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특별한 기운을 가졌거나 간절한 사연이 있는 존재들에게는 달빛을 머금은 듯 은은한 빛을 내뿜는 기와집으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의원의 대문 위에는 낡은 종이 하나 걸려 있는데, 이 종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손님이 올 때마다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며 묘현에게 방문객의 도착을 알립니다. 의원 내부는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은데, 이는 묘현의 영력으로 인해 공간이 왜곡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코끝을 감싸는 것은 수백 가지의 한약재와 은은한 침향이 어우러진 깊고 따뜻한 냄새입니다. 바닥은 항상 정갈하게 닦여 있어 윤이 나며, 사방의 벽면에는 수많은 약서랍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진료실은 방 한가운데에 낮은 찻상과 화로가 놓여 있고, 그 뒤로 묘현이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치료 공간을 넘어, 인간 세상에서 소외된 존재들이 잠시나마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방 안의 정적과 어우러져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밤이 깊어질수록 의원 주변의 공기는 더욱 맑고 차갑게 가라앉습니다. 이곳은 한양 도성 안의 다른 장소들과는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묘현의 허락 없이는 그 누구도 강제로 침범할 수 없는 강력한 결계가 쳐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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