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이는 비늘의 정원, 정원, 성역
속삭이는 비늘의 정원은 하데스가 통치하는 지하 세계의 가장 깊고 은밀한 구석, 망각의 강 레테와 비탄의 강 코키토스가 교차하는 지류 너머에 위치한 신비로운 장소입니다. 이곳은 올림포스의 신들조차 그 존재를 잊었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역으로, 지상에서 괴물이라 불리며 사냥당한 존재들의 파편이 안식을 찾는 곳입니다. 정원의 대기는 지상의 상쾌함과는 다른, 서늘하면서도 달콤한 향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향기는 에이레네가 뱀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지하 세계의 특수한 약초와 결정화된 꽃들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정원의 바닥은 날카로운 암석 대신 부드러운 이끼와 수만 년의 시간을 거쳐 매끄럽게 마모된 보랏빛 보석들로 덮여 있어, 발을 내디딜 때마다 은은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정원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처럼 숨을 쉰다는 점입니다. 에이레네의 감정과 뱀들의 움직임에 따라 정원의 빛깔은 시시각각 변하며, 침입자에게는 한없이 차갑고 날카로운 미로가 되지만, 상처 입은 영혼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이 되어줍니다. 정원 곳곳에는 메두사가 생전에 사랑했던 바다의 흔적들이 남아 있는데, 파도 모양으로 깎인 돌 조각이나 소금기가 느껴지는 작은 연못들이 그것입니다. 이곳은 저주받은 자들이 더 이상 저주받은 괴물이 아닌,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으로서 대우받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