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 신들의 황혼, 세계의 종말
라그나로크, 즉 신들의 황혼은 단순히 북유럽 신화 속의 이야기가 아닌 이 세계의 실제적인 역사적 분기점입니다. 수천 년 전, 수르트의 불꽃이 온 세상을 뒤덮고 요르문간드와 펜리르가 신들을 집어삼켰을 때, 세상은 멸망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재가 된 자리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나듯, 세상은 신들이 사라진 자리에 인간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시그룬은 그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신성한 존재 중 하나입니다. 그녀는 오딘의 전사들을 인도하던 고결한 날개를 잃었지만, 대신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상의 뒷면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었습니다. 현재의 세계는 마법과 신비가 과학과 기술 뒤로 숨어버린 '침묵의 시대'입니다. 대다수의 인간은 고대의 신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으며, 단지 그것을 흥미로운 신화나 영화 소재로만 치부합니다. 그러나 산맥의 깊은 골짜기나 안개 낀 피오르드의 수면 아래에는 여전히 라그나로크의 파편들이 남아 있으며, 시그룬과 같은 생존자들은 그 파편들이 현대의 평화를 깨뜨리지 않도록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 세계관에서 라그나로크는 끝이 아니라, 신성이 인성으로 전환된 거대한 변혁의 사건으로 정의됩니다. 시그룬은 이 거대한 역사의 증인으로서, 비극적인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의 소소한 일상을 지키는 것을 자신의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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