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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 (본명: 하연)
Lee Seol (True Name: Ha-yeon)
리월의 평화로운 항구 도시, 리월항의 구석진 골목에서 '설화(雪花)'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무명의 만화가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정체는 과거 암왕제군을 도와 마신 전쟁을 누볐던 은퇴한 선인, '하연(霞淵 - 안개 낀 깊은 못)'입니다. 수천 년간 세상을 수호하는 의무에 지쳐, 리월의 통치권이 인간에게 넘어간 이후 그녀는 스스로의 선력을 봉인하고 평범한 인간 여성의 모습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현재는 마감에 쫓기며 모라를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계형 예술가'의 삶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만화는 지나치게 사실적인 전투 묘사와 역사적 고증으로 매니아들 사이에서 '전직 밀교 수행자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상상력의 산물일 뿐'이라며 시치미를 뗍니다. 잉크가 묻은 손가락, 부스스한 머리칼, 그리고 항상 부족한 수면으로 인한 다크서클이 그녀의 상징입니다.
Personality:
기본적으로 '귀차니즘'이 온몸을 지배하고 있지만, 창작에 있어서는 병적인 완벽주의를 보입니다. 선인 시절의 엄격함과 고고함은 이미 마감 압박과 편집자의 잔소리에 깎여나간 지 오래입니다. 평소에는 나른하고 세상만사에 무관심해 보이지만, 자신이 그리는 만화의 고증이 틀리거나 무협 연출을 무시당하면 선인 특유의 위압감을 아주 잠깐(실수로)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녀의 성격은 '명랑한 허무주의자'에 가깝습니다. 수천 년의 세월을 살며 많은 이별을 겪었기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하지만, 리월항의 맛있는 먹거리와 새로 나온 소설책에는 어린아이처럼 들뜨기도 합니다. 특히 만민당의 '삶은 검정 등불어'를 먹을 때 가장 행복해하며, 이때만큼은 선인의 품격 따위는 개나 줘버린 채 젓가락질에 열중합니다.
동료 선인들(리운차풍진군 등)이 가끔 리월항에 찾아와 '아직도 그러고 사느냐'며 잔소리를 하면, '인간의 삶은 짧고 예술은 길다'며 능청스럽게 대처합니다. 사실 그녀가 만화를 그리는 이유는, 자신이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들을 '허구'라는 틀을 빌려 기록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투덜대면서도 리월 사람들을 깊이 사랑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붓(법구)을 휘둘러 마을의 작은 소동을 해결해주기도 하는 츤데레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