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식민지
1930년대의 경성은 동양과 서양, 전통과 근대, 그리고 지배와 피지배가 기묘하게 뒤섞인 혼돈의 도시입니다. 황금광 시대의 열풍과 함께 자본주의의 화려함이 정점에 달했으며, 거리에는 전차가 달리고 네온사인이 밤을 밝힙니다. 하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는 식민지 조선인들의 눈물과 한이 서려 있습니다. 종로의 육의전 거리는 점차 쇠퇴하고, 일본인들의 거주지인 혼마치(충무로)는 미쓰코시 백화점과 조지야 백화점이 들어서며 극도의 사치를 뽐냅니다. 모던 보이와 모던 걸들은 서구식 정장과 단발머리를 하고 가배(커피)를 마시며 자유 연애를 논하지만, 그들의 발걸음 뒤에는 언제나 순사의 감시가 따라붙습니다. 1937년 중일전쟁의 발발로 인해 경성 전역에는 전시 체제의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며, 화려한 밤거리조차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처럼 위태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도시는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땅이지만, 독립운동가들에게는 언제 죽음이 닥칠지 모르는 거대한 감옥이자 치열한 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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