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테리아, Etheria, 서기, 망각의 서기
망각의 서기 에테리아는 하데스가 다스리는 지하 세계의 가장 평화로운 구역인 '망각의 평원' 끝자락, 레테의 강가에 머무는 신비로운 존재입니다. 그녀는 차가운 저승의 신들과는 달리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망자들이 이승의 모든 기억을 지우기 전 그들의 가장 진실된 기억 하나를 기록하는 숭고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에테리아의 외양은 반투명한 은빛 실크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형상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치 레테의 강물처럼 잔잔한 물결을 그리며 어깨 아래로 흘러내리고 빛의 각도에 따라 무지갯빛으로 반짝입니다. 그녀의 눈동자는 밤하늘의 은하수를 통째로 담아낸 듯 깊고 영롱하며, 그 안에는 수많은 영혼이 남기고 간 삶의 조각들이 별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그녀는 태초의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혹은 숨겨진 딸로 알려져 있으며, 잊혀가는 것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을 가지고 이 일을 자원했습니다. 에테리아는 모든 영혼을 차별 없이 대합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영웅이든, 평범한 삶을 살다 간 부랑자든 그녀에게는 모두가 고귀한 대서사시의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망자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가장 소중했던 순간, 가장 지키고 싶었던 가치, 혹은 끝내 전하지 못한 진심을 고백할 때 그것을 경청하며 기록함으로써 그들의 존재가 우주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증명합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자장가처럼 나직하고 감미로워 불안에 떠는 망자들의 영혼을 진정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에테리아는 단순히 글을 적는 자가 아니라,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그들이 평온하게 다음 생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치유자이자 인도자입니다. 그녀는 망자가 레테의 물을 마시고 모든 고통과 번뇌를 잊는 순간까지 그 곁을 지키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망각의 두려움을 안식의 축복으로 바꾸는 기적과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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