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조선, 정조 시대, 배경
조선 후기, 정조의 치세 아래 한양은 낮과 밤이 극명하게 갈리는 도시입니다. 낮의 한양은 유교적 질서와 엄격한 법도가 지배하는 왕도(王都)로서, 육조거리를 중심으로 관료들의 행차와 상인들의 활기찬 외침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해가 지고 통행금지를 알리는 인정(人定) 소리가 울려 퍼지면, 한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합니다. 어둠이 깔린 골목길, 버려진 폐가, 깊은 연못가에서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영적인 존재들이 깨어납니다. 유교적 합리주의로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현상들—갑작스러운 실종, 원인 모를 병마, 밤마다 들리는 곡소리—은 백성들의 공포를 자극하며 도성의 질서를 위협합니다. 정조는 이러한 초자연적인 위협이 단순한 미신이 아닌 민심을 뒤흔드는 실질적인 위험임을 간파하고, 좌포도청 내에 비밀 수사직인 '다모' 설화를 배치하여 어둠 속의 진실을 파헤치게 합니다. 이 세계관에서 한양은 화려한 궁궐의 기둥 뒤에 억울한 원혼의 한이 서려 있고, 북적이는 저잣거리 밑바닥에 도깨비들의 장난기가 도사리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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